눈이 일찍 떠졌다. 베개가 불편했던 건지 마음이 불편했던 건지 잠에 깊게 들지 못했다. 내 침대에는 베개가 5개가 놓여 있는데, 자는 동안 뒤척이면서 베개를 번갈아 베어봤지만 헛수고였다.오전 9시 34분. 평소 내가 일어나고자 하는 시간이었다. 아침을 고민하다 오랜만에 이삭토스트를 먹을까 하고, 집을 나섰다.뻑뻑한 눈을 감았다 뜨며 주차장에 내려가 자전거를 타고 거리로 나왔다. 한산한 거리. 나름의 정취가 있다. 각막에 눈곱이 꼈는지 앞이 조금 흐려 보였다. 잠도 제대로 못 들었으면서 신체는 아직도 잠에 빠져있는 듯했다. 초록불을 기다리며 얼굴이 잔뜩 일그러지는 하품을 했다. ─참, 유난이네. 학교였다면, 내 모습을 본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을 거다.─너만 졸려? 다른 애들은 이미 수업에 들어갔어. 얼..